3줄 요약
- Take-Two(GTA·Red Dead·NBA 2K 모회사) CEO 스트라우스 젤닉이 The Game Business의 크리스토퍼 드링과 가진 30분 인터뷰. 2026년 3월 17일 공개되었고, 같은 해 마리오 나월의 X 트윗이 이를 다시 끄집어내 화제가 되었다.
- 핵심 주장은 두 가지다. 첫째, AI는 에셋을 만들 수는 있어도 히트를 만들지는 못한다 — 둘은 전혀 다른 일이다. 둘째, AI 데이터셋은 본질적으로 과거지향이고, 창작은 미래지향이므로 AI는 정의상 새로운 것을 만들지 못한다.
- 젤닉은 반(反)AI론자가 아니다. Take-Two는 사내에서 수백 개의 AI 파일럿을 돌리고 있다. 그의 결론은 단순하다 — “히트는 모든 병을 고친다(hits cure all ills).” 그리고 히트는 도구가 아니라 사람이 만든다.
인터뷰 배경

2026년 1월, 구글이 Project Genie를 공개했다. 텍스트·이미지 프롬프트로 아주 짧은 GTA풍 인터랙티브 경험을 생성하는 도구였다. 발표 직후 Take-Two·닌텐도·로블록스의 주가가 하루 만에 빠졌다. 투자자들이 “버튼 하나로 누구나 GTA를 만들 수 있는 세상” 시나리오에 베팅한 것이다.
젤닉은 그 반응에 놀랐다고 말한다. 2월 실적 발표 자리에서 그는 Genie를 “앞으로 다가올 좋은 신호"라고 평했다. The Game Business의 크리스토퍼 드링은 한 달 뒤 다시 자리를 마련해 그의 AI관을 본격적으로 끌어냈다. 본 다이제스트는 그 인터뷰의 핵심을 정리한 것이다.
에셋과 히트는 같은 일이 아니다

가장 자주 인용되는 단락은 다음이다.
“큰 엔터테인먼트 기업의 베어 케이스는 ‘결국 AI 도구가 누구나 히트를 만들 수 있게 해줄 것’이라는 거다. 그건 말이 안 된다. 이 도구들은 에셋을 만드는 데는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히트를 만드는 데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에셋은 이미 차고 넘친다. 버튼 한 번으로 만들든, 6주 걸려 만들든, 하루가 끝나면 어쨌든 에셋 하나가 손에 있을 뿐이다. 매년 수천 개의 모바일 게임이 출시되고, 그중 히트는 한 줌이다.”
여기서 젤닉은 모바일 게임 시장을 자신의 논거로 쓴다. 게임 제작 기술은 이미 오래전에 상품화(commoditized) 되었다. 수천 개가 매년 쏟아진다. 그런데 시장을 가져가는 히트는 늘 같은 큰 스튜디오 손에서 나온다. 기술의 확산은 히트의 민주화로 이어지지 않았다. 도구가 더 좋아진다고 결과가 달라질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NBA 2K나 EA Sports FC, Red Dead Redemption처럼 보이는 에셋은 만들 수 있다. 그러나 그 규모의 히트를 만드는 것은 완전히 다른 동물이고, 인간의 개입과 인간의 창의가 필요하다.”
데이터셋은 과거지향이다
이번 The Game Business 인터뷰에는 직접 등장하지 않지만, 같은 주장의 한 단계 깊은 버전은 그가 같은 시기 CNBC Technology Executive Council Summit에서 한 발언에 있다. 본 다이제스트는 The Game Business 발화를 중심에 두지만, 이 문장은 그의 논리 골격이라 그대로 옮긴다.
“실리콘밸리가 이 말을 듣고 싶어 하든 말든, AI는 큰 데이터셋 + 많은 컴퓨트 + 대형 언어 모델이다. 데이터셋이란 정의상 과거지향(backward-looking) 이다.”
“어떤 AI 모델에도, 정의상, 창의는 존재할 수 없다. 데이터로 작동하기 때문이다.”
The Game Business 인터뷰에서 같은 논점은 다음과 같이 풀린다.
“이 도구들은 거대한 데이터셋 위에 만들어졌고, 자연어로 검색·번역이 가능하다. 그건 분명 우리가 가진 그 어떤 도구보다도 — 예컨대 인터넷 검색보다 — 더 효과적이다. 그러나 결국 같은 종류의 일이다. 결과는 기대치에 달렸다.”
젤닉의 비유는 파워포인트다. 아무도 파워포인트 슬라이드로 가치를 만들지는 않는다. AI가 슬라이드 제작 시간을 줄여준다면 좋은 일이다. 그러나 누구도 “사내 위원회에 멋진 파워포인트를 발표한 크리스에게 큰 승진을 시켜주자"고 말하지는 않는다. 회사가 사람을 데려다 주는 돈은 그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우리가 돈을 받는 이유는 지구상에서 가장 훌륭한 엔터테인먼트를 만드는 것이고, 그건 기술이 단독으로는 할 수 없는, 결코 할 수 없을 모든 종류의 일을 요구한다.”
“Level the playing field"라는 환상

드링은 정공법으로 묻는다. AI가 게임 제작의 운동장을 평탄하게 만드는 거 아닌가?
“조금도 그렇지 않다(Not even the littlest bit).”
젤닉은 다음과 같은 논리를 편다. 이미 지금도 사람들이 게임을 만들 수 있게 해주는 기술은 차고 넘친다. 매년 수천 개가 출시된다. 그런데 히트는 대형 엔터테인먼트 기업에 거의 전적으로 몰려 있고, 가끔 인디 한 편이 끼어드는데 그마저도 자금이 든든하고 조직적으로 잘 짜여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어떤 새로운 도구가 한 개인에게 버튼 한 번으로 히트를 만들고, 그것을 마케팅하고, 전 세계 수백만 소비자에게 가져다주는 일을 가능케 한다는 발상 — 그건 우스운(laughable) 발상이다. 엔터테인먼트 역사에서 그런 일이 일어난 적은 한 번도 없다.”
그는 음악을 비교군으로 든다. 지금 이 순간에도 프롬프트만 넣으면 전문가 수준의 사운드로 곡을 뱉어내는 프로그램들이 있다.
“그건 노래처럼 들린다. 그러나 — 감히 말하건대 — 두 번 들으라고 하면 못 들을 것이다. 연인 생일에 그리팅 카드로 보내기엔 좋다. 그뿐이다.”
우려는 ‘AI 자체’가 아니라 ‘훈련 기회의 소실’

흥미로운 대목은 드링이 자기 우려를 짧게 고백하는 부분이다. 그는 미디어 업계에 있다. 자기는 20년 경험으로 AI가 뽑은 인터뷰 질문을 보고 “이건 좋은 질문이 아니다” 라고 판별할 수 있다. 그러나 다음 세대는 그 판별을 해본 적 없이 AI 도구를 쥐게 된다. 그 차이가 두렵다는 것이다.
젤닉의 응답은 낙관적이다. 그는 옛날 어른들이 “계산기 때문에 아이들이 수학을 배우지 못할 것” 이라며 걱정하던 일을 떠올린다.
“결과적으로 사람들은 계산기가 있어도 여전히 수학을 배운다. 기술은 거의 항상 순효과(net positive)다. 분명 해도 있다. 핵 기술이 그랬듯이. 그러나 역사는 결국 긍정 쪽을 가리킨다.”
이 단락의 무게는 그 응답이 맞느냐 틀리냐보다, 인터뷰 안에서 유일하게 AI에 대한 우려가 진지하게 발화되는 곳이 진행자 쪽이라는 점에 있다. CEO는 끝까지 위협론을 받지 않는다.
“Hits cure all ills” — CEO 조언

인터뷰 말미에 드링은 게임사 CEO가 가져야 할 자질을 묻는다. 젤닉의 답은 그의 옛 20세기 폭스 사장 시절 일화로 돌아간다. 당시 그는 비즈니스 사이드를, 회장이었던 조 로스는 크리에이티브 사이드를 맡았다.
“내가 비즈니스 사이드를 잘 운영하고 조가 크리에이티브를 못하면 우리는 실패한다. 조가 크리에이티브를 잘하고 내가 비즈니스를 못하면 우리는 성공한다. 둘 다 잘하면 대성공한다.”
“진실은 단순하다 — 히트는 모든 병을 고친다(hits cure all ills). 히트를 만들지 못하면 성공한 엔터테인먼트 사업은 없다. 그게 집중해야 할 일이다.”
Take-Two의 3분 전략 — 가장 창의적이고, 가장 혁신적이고, 가장 효율적인 회사가 되는 것 — 도 결국 그 정의의 다른 표현일 뿐이다.
부수적이지만 기억할 만한 발언들
- 고령 게이머: “사람들이 17세에 사랑에 빠진 엔터테인먼트는 평생 떠나지 않는다. 17세에 비디오 게임에 빠진 사람은 40세에도 비디오 게임을 한다. 그게 업계의 tailwind다.” 매튜 볼의 “고령화로 시장이 식는다"는 주장에 대한 반박이기도 하다.
- 신흥 시장: “지금 우리 매출은 미국이 약 65%다. 10년 뒤에는 미국이 20~25% 정도까지 떨어지길 기대한다 — 사업 규모는 물질적으로 더 커진 채로.” 인도·아프리카·중동·라틴아메리카·동남아 진출이 다음 10년의 핵심.
- 인게임 광고: “70~80달러를 낸 게임에 인터스티셜 광고를 넣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 그 발상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NBA 2K처럼 현실 경기장에 광고판이 있는 게 자연스러운 경우만 예외.
- GTA 6 흥행 의심론: “콘솔이 있고 17세 이상인데 ‘GTA 6? 관심 없음’ 이라고 결정한 사람이 있다면 — 어떻게 그런 결정에 도달했는지 설명해 달라.” (드링이 “성공이 일어나기 전에 자축하지 말라(don’t claim success before it occurs)” 를 인용하자 젤닉이 받아치는 장면.)
가장 흥미로운 지점
가장 깊게 읽힌 문장은 “데이터는 사람들이 무엇을 원했는지를 말해주고, 히트는 사람들에게 다음에 무엇을 원해야 할지를 말해준다” 라는 마리오 나월의 정리였다. 이 문장은 인터뷰 원문이 아니라 나월의 X 트윗에 있는 표현이지만, 젤닉의 논리를 가장 단단한 두 문장으로 압축해 보여준다.
이 논점이 만약 옳다면, AI가 못 따라잡는 것은 생산성이 아니라 취향(taste) 이다. 시장이 보기 전에 시장의 빈틈을 감지하는 문화적 안테나. 그것이 인간의 일이며, 데이터셋의 일이 아니다.
논점이 틀릴 수 있는 길도 분명히 있다. 데이터셋이 충분히 커지고 시계열이 충분히 길어지면 “다음 트렌드의 시작 신호” 자체가 데이터에 자리 잡는다. 또한 모든 히트가 정말 예측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 시퀄, 장르 부활, 인구통계 추적은 데이터로 잘 잡힌다. 그러나 문화적 점프(cultural leap) — GTA 3가 GTA 2와 달랐던 그 도약 — 만큼은 여전히 인간의 일로 남아 있다는 게 젤닉의 입장이다.
부족했던 한 가지는, 젤닉이 반대 케이스 — AI가 만든 진짜 히트 의 가능성을 끝까지 진지하게 다루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는 지금까지 일어나지 않았다 는 사실로 앞으로도 일어나지 않을 것 임을 논증한다. 그건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역사로 보면 강력한 베이스라인이지만, 강한 형이상학적 주장은 아니다. 그가 이 인터뷰에서 가장 약했던 곳도 그 지점이다.
출처
원본 영상: https://www.youtube.com/watch?v=6R4N4diERug (The Game Business, 2026-03-17, 30:09) 기사 정리: https://www.thegamebusiness.com/p/take-two-ceo-interview-the-notion 나월의 X 정리: https://x.com/MarioNawfal/status/2056170401831796778 관련 CNBC 인터뷰(2025-10-28): https://www.cnbc.com/2025/10/28/can-ai-create-next-grand-theft-auto-take-two-interactive-ceo-says-no.html
스크린샷은 원본 영상 0:08, 4:30, 8:35, 11:35, 28:30 지점에서 추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