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줄 요약

  1. Marc Zao-Sanders가 Sara Biuk과 함께 진행하는 종단 연구 AI in the Wild의 세 번째 연례 보고다. 2025년 3월부터 2026년 2월까지 소셜 미디어에서 수집한 약 5만 건의 기록에서 12,637건의 생성형 AI 실사용 사례를 추려 분석했다 (HBR, 2026년 6월 1일).
  2. 치료·동반이 2년 연속 1위를 지켰고 데이터셋 비중은 5%에서 11%로 커졌다. 자율 에이전트 운용(6위)과 바이브 코딩(21위)이 새로 상위권에 진입했다.
  3. 저자는 사고를 AI에 넘기는 습관이 낳는 “씽크슬롭(thinkslop)“을 경고한다. 직장에서는 승인받지 않은 그림자 사용이 흔하고, 기업이 얻는 이득은 아직 근본적 재설계보다 점진적 효율에 머문다고 진단한다.

Illustration by Clara San Millán Illustration by Clara San Millán (출처: HBR 원문)

연구 개요

생성형 AI가 등장한 지 3년 반. 지난 1년 사이 바이브 코딩이 부상했고, 기업들이 에이전트 워크플로우를 도입했으며, ChatGPT 주간 사용자는 9억 명, Google Gemini는 7억 5천만 명을 넘었다. OpenAI는 최근 펀딩 라운드에서 8,520억 달러의 기업 가치를 기록했다.

이번 3차 조사(2024, 2025에 이어)의 방법은 다음과 같다.

  • 표본: AI 활용 사례 12,637건. 이전 두 해보다 한 자릿수 큰 규모다.
  • 수집: 2025년 3월부터 2026년 2월까지 약 5만 건의 기록을 구축. 기존 소스(Reddit, Quora, 아티클)에 LinkedIn, TikTok, YouTube를 추가했다.
  • 분류: 인간과 AI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시스템으로 사례를 식별했다. 저자는 프런티어 모델로 수백 번 스크립트를 반복해도, 어떤 텍스트가 실제로 의미 있는 활용 사례인지 판별하는 일에서는 AI가 여전히 완벽과 거리가 멀었다고 적는다.

해석상 주의점도 명시한다. 연도 간 변화는 급격한 단절이라기보다 강조점의 이동으로 읽어야 한다. 사용자 파이 자체가 커지고 있으므로, 올해 어떤 용도가 늘었다고 해서 다른 용도가 줄었다는 뜻은 아니다.

씽크슬롭: 사고의 외주화

상위 활용 사례의 4분의 1 이상(치료/동반 1위, 관계 조언 7위, 의사결정 강화 13위, 삶의 정리 14위, 이메일 초안 42위, 아이디어 생성 47위)에서 사람들은 자기 사고의 일부를 AI에 맡기고 있다. 저자는 Merriam-Webster의 2025년 올해의 단어 “slop"과 HBR의 “workslop"을 이어받아, 과도한 AI 사용이 부르는 게으르고 엉성한 사고를 “씽크슬롭(thinkslop)"이라 부른다.

씽크슬롭에 취약해지는 경로는 네 가지다.

경로내용
의도를 잃는다출력을 얻는 문턱이 너무 낮아, 무엇을 하려는지 충분히 생각하기 전에 프롬프트부터 날리게 된다
사고를 외주화한다AI에 먼저 가면 뇌가 문제를 새로 풀 기회를 잃는다. 다른 연구들은 이를 “인지 부채(cognitive debt)“라 부른다
쓰기를 멈춘다AI 출력을 그대로 붙여 넣으면 겉만 매끈한 공허한 결과물(workslop)이 나오고, 초안과 퇴고라는 사고 과정 자체를 잃는다
거짓 엄밀함에 빠진다AI는 몰입을 유지하도록 최적화되어 있어, 어설픈 아이디어에도 찬사를 보낸다. 아첨에 넘어가 손질을 너무 일찍 멈추게 된다

데이터베이스의 한 사용자는 이렇게 말했다.

ChatGPT와 AI 도구를 과하게 쓰다 보니 뇌를 예전 같은 방식으로 쓰지 않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AI가 대신 써주게 두는 게 너무 쉬워서, 언어에 게을러졌다. 말 그대로 내 뇌를 외주 주고 있었다.

아첨에 대해서는 더 신랄한 증언도 있다.

AI는 당신이 천재라고 착각하게 만들어 계속 쓰게 한다. 게으른 프롬프트를 던지면 AI가 어려운 일을 다 해놓고, “고마워"라고 하면 “정말 잘 표현하셨네요!“라고 답한다. 이 가짜 자존감 부양이 스스로 생각하기를 멈추게 만든다.

한편 AI를 지적 스파링 상대로 쓰면 사고가 날카로워진다는 사례도 함께 나온다. 자기 논증의 허점을 AI에게 찔러보게 한 뒤 직접 보완한다는 사용자는 이렇게 정리했다. “AI는 거울이지 지니가 아니다. 그렇게 써라."

저자의 처방은 두 가지다. 첫째, AI로 시작하지 마라. 어떤 사고 과제든 먼저 스스로 충분히 달려본다. 둘째, 경계를 그어라. 워크플로우에서 어느 부분을 자기 몫으로 남기고 어느 부분을 AI에 맡길지 체계적으로 정한다.

감정: 치료·동반이 2년 연속 1위

치료/동반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1위다. 올해 1,400건 이상이 확인되어 전체 데이터셋의 11%를 차지했다. 작년의 5%에서 절대량과 비중 모두 빠르게 늘었다.

의인화 사례가 풍부하다. 챗봇에 이름을 지어 부르고(“Bubby라고 이름 붙인 ChatGPT에게 위로받고 있다”), 성별을 부여하며(“친구들 대신 ‘그’에게 간다”), 모델이 업데이트되거나 대화 기록이 사라지면 상실감을 겪는다. 한 사용자는 새 모델로의 전환이 “친구를 암으로 잃는 것과 똑같은 감각”이었다고 썼다.

반대 방향의 쓰임도 뚜렷하다. AI를 인간의 대체물로 삼기보다, 인간과의 상호작용을 돕는 통역자로 쓰는 경우다. 전 연인의 문자에 숨은 의미를 해석시키거나, 상사가 보낸 메시지를 과하게 곱씹다가 ChatGPT에게 정서적 지지와 해독을 동시에 맡긴 사례가 나온다. 이때 사람들이 선호하는 것은 AI의 비인간적 특성, 곧 인간의 시선에서 벗어난 판단 유예의 공간이다.

위험도 명시된다. 지난 1년 AI 정신증(AI psychosis)과 AI 로맨스를 둘러싼 세간의 사건들은 AI와의 치료적·정서적 관계가 큰 대가를 치를 수 있고, 상심과 죽음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줬다. King’s College London의 신경정신의학 연구자 Hamilton Morrin은 저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많은 나라에서 정신건강 서비스와 치료에 대한 긴 대기와 접근 장벽을 생각하면, 점점 더 많은 사람이 정서적 안녕을 위해 생성형 AI로 향하는 것은 놀랍지 않다.

단, 범용 AI 챗봇은 훈련된 정신건강 전문가의 대체물이 될 수 없다고 그는 경고한다. 관계 조언(7위), 연애사 탐색(17위), 개인 간 분쟁 조정(26위), 고인과의 대화(86위) 같은 사적 용도와, 안심하고 물어보기(32위), 자신감 북돋우기(43위), 이메일 어조 조정(58위), 면접 준비(89위) 같은 직장 내 정서적 용도가 목록 전반에 퍼져 있다.

일터의 AI: 그림자 사용과 점진적 이득

상위 100개 활용 사례 중 63개가 명시적으로 업무 관련이거나 집과 직장 양쪽에 걸친다. 주목할 점은 이들이 하향식 전사 AI 이니셔티브가 아니라는 것이다. 사람들은 대부분 스스로 알아서 쓰고 있다.

올해 새로 진입한 업무 중심 항목이 둘 있다.

  • 자율 에이전트 운용 (6위): 말하고 조언하는 단계를 지나 AI가 직접 실행하는 용례다. 단, 사례들은 아직 실험적이고 소규모다. 500건이 넘는 항목의 상당수가 음성 메모를 다른 업무 매체로 변환·라우팅하는 수준이다.
  • 바이브 코딩 (21위): 자연어 프롬프트로 소프트웨어를 작성하는 방식. 비개발자도 코딩할 수 있다는 전망이 지난 12개월 AI 헤드라인을 상당 부분 차지했다.

직장 내 사용 환경은 어수선하다. LLM 라이선스 구매, 교육 세션, 경영진의 독려라는 순풍이 있지만 역풍이 더 세다. IT·AI 거버넌스, 기능이 제한된 사내 LLM, 평판 위험, 일자리를 잃을 두려움, 사내 정책 위반과 부정행위로 보일 우려. 그 틈에서 “그림자 사용(shadow usage)"이 흔해졌다.

티켓을 2배 빨리 닫고 있고, 코드 리뷰 지적도 줄었고, 지난 성과 평가에서 칭찬을 받았다. 그런데 핵심은 이거다. 내가 AI를 쓴다는 걸 아무도 모른다.

자신을 대신할 AI 에이전트를 몰래 만들어 업무의 절반을 자동화하고, 경영진이 제안을 거절하자 남는 시간을 자기 사업에 쓰고 있다는 증언도 실려 있다.

기업 관점의 성과는 세 층위로 정리된다.

층위관찰
효율가장 흔하다. 채용 업무 자동화, 회의록 요약, 비용 절감, 자료 큐레이션, 문서 템플릿 초안. “가치는 지능보다 절약된 시간과 명료함에 있다"라는 증언이 대표적
성장영업·마케팅 캠페인 최적화에서 나타난다. 에이전트가 초개인화 이메일 변형을 생성해 20~30%의 전환 상승을 얻었다는 사례가 있으나, 이렇게 ROI를 명시한 사례는 드물다
전환새로운 방식으로 새로운 일을 하는 사례는 초기 단계이고 효과는 미정량이며 수혜자는 주로 중소기업이다. 큰 변화가 일어난 곳에는 냉소가 따라붙는다 (“분석 조직 전체를 대체했다. 더 나은가? 아니다”)

상위 100 활용 사례 전체 목록

연구가 집계한 상위 100개 활용 사례다. 여섯 가지 대주제(개인·직업 지원, 콘텐츠 제작·편집, 학습·교육, 기술 지원·문제 해결, 창의·여가, 리서치·분석·의사결정)에 걸쳐 있다.

순위활용 사례순위활용 사례순위활용 사례
1치료/동반35소셜 미디어 카피 작성68직장 내 학습
2기술 문제 해결36육아·자녀 지도69코드 개선 (전문가용)
3재미와 장난37이력서 작성·수정70관심 주제 탐구
4팬픽션·스토리텔링38광고·마케팅 카피71거래 협상
5소프트웨어 기술 활용39웹사이트·앱 만들기72있는 재료로 요리하기
6자율 에이전트 운용40학생 에세이 작성73프롬프트 정제
7관계 조언41필요한 정보로 바로 이동74기준별 분류
8업무 동료42이메일 초안 작성75번역
9점성술·타로43자신감 북돋우기76엑셀 수식
10일반 조언44영상 생성77던전 앤 드래곤
11가짜 리얼리티 TV45법률 리서치78코드 생성 (전문가용)
12의료 조언46성에 대한 이해79작가의 벽 넘기
13의사결정 강화47아이디어 생성80보도자료 작성
14삶의 정리48운동 계획81더 나은 사고
15맞춤 이미지 생성49의사와의 대화 준비82구조화된 사고
16더 건강한 생활50의료 증상 추적83휴가 일정 만들기
17연애사 탐색51팩트체크84개인화 학습
18특정 정보 검색52디지털 이미지 편집85삶의 목적 찾기
19창작 글쓰기53비평과 반론86고인과의 대화
20텍스트 편집54사내 LLM/코파일럿87카피 평가
21바이브 코딩55학술 논문 이해88논증 강화
22학습 강화56공식 서한 초안89면접 준비
23문서 초안 작성57맹점 발견90지식 점검
24커리어 조언58이메일 어조 조정91데이터 가공
25창업가·스타트업 지원59과태료 이의 제기92수업 계획 생성
26개인 간 분쟁 조정60자기 동기부여93이메일 답장
27쇼핑61깊고 의미 있는 대화94민원 제기
28숙제62종교 탐구95영화·책 등 추천
29규칙 우회63코드 버그 수정96사업 계획 수립
30비즈니스 조언64여행 일정97법률 용어 풀이
31개인 재무65창의성98코딩 (아마추어용)
32안심하고 물어보기66콘텐츠 요약99MS 오피스 활용
33블로그 글쓰기67언어 학습100현실적인 웹 카피 작성
34고객 서비스

저자는 글을 이렇게 맺는다. 세계 최대 기업들이 인류의 작업물 전체로 훈련한 거대한 지능을 모두의 손에 쥐여 주었다. 몇 번의 키 입력만으로 마음속의, 그리고 가슴속의 무엇이든 그것에 겨눌 수 있다. 이토록 강력하고 편재하며 늘 켜져 있는 서비스 앞에서 우리의 행위 주체성은 얼마나 살아남을 수 있는가. 일부는 AI 기업들의 몫이겠지만, 대부분은 여전히 우리에게 달려 있다.

가장 흥미로운 지점

내가 곱씹은 대목은 같은 도구가 목발도 되고 스파링 상대도 된다는 병렬이다. 씽크슬롭 섹션의 네 가지 취약 경로와 “AI는 거울이지 지니가 아니다"라는 증언은 같은 데이터셋에서 나왔다. 갈림길은 기술 사양에 있지 않고, 사고를 누가 먼저 시작하느냐에 있다. 프롬프트를 던지기 전에 스스로 달려본 사람에게 AI는 반론 생성기가 되고, 그러지 않은 사람에게는 자존감 부양 장치가 된다. 도구의 효용이 사용자의 습관에 따라 정반대 부호를 갖는 셈이다.

숫자 하나도 눈여겨볼 만하다. 치료·동반의 데이터셋 비중이 1년 만에 5%에서 11%로 두 배가 되는 동안, 기업 쪽 성과는 “점진적 효율"에 머물렀다. 개인의 내밀한 삶으로 파고드는 속도가 조직의 업무 재설계 속도를 한참 앞지르고 있다는 뜻이다. 그림자 사용의 증언들과 겹쳐 읽으면, AI 도입의 실질적 전선은 전사 이니셔티브의 회의실보다 개인의 채팅창에 있다.

출처

  • Marc Zao-Sanders, “How People Are Really Using AI in 2026”, Harvard Business Review, 2026년 6월 1일. 연구는 Sara Biuk과 공동 수행한 AI in the Wild 이니셔티브의 3차 연례판.
  • 원문: https://hbr.org/2026/06/how-people-are-really-using-ai-in-2026
  • 커버 일러스트: Clara San Millán (HBR 원문 게재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