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줄 요약

  1. Nuffield Trust(영국 보건정책 싱크탱크)가 2023년 코로나 공개 조사 청문회를 계기로, 2010년대 긴축 정책이 NHS의 팬데믹 대응력을 약화시킨 경로를 분석한 블로그 포스트다.
  2. NHS 예산은 ‘링펜스’로 보호되었다고 했지만, 인구 고령화를 보정하면 10년간 1인당 보건 지출은 사실상 동결이었다. 2015년부터는 ‘보건’ 지출을 ‘NHS’ 지출로 재정의하는 회계 트릭으로 공중보건~인력 양성~자본 투자 예산이 희생되었다.
  3. 2011년 간호사 양성 자리 삭감 결정은 만성적 간호사 부족으로 이어졌고, 팬데믹 시 인력 급증(surge) 능력을 직접 제약했다. 영국은 인구당 의사~간호사~병상 수 모두 유럽 이웃 국가보다 적은 상태로 코로나에 진입했다.

링펜스의 착시: 인구 보정 시 실질 동결

2010년 연립정부는 NHS를 공공부문 긴축에서 링펜스(보호)했다고 강조했다. 명목상으로는 사실이다. NHS 예산은 다른 부처처럼 직접적 삭감 대상이 아니었다.

그러나 Nuffield Trust의 자체 분석에 따르면, 인구 연령 구조를 보정하면 팬데믹 직전 10년간 보건 지출은 거의 평탄했다. 70세 이상 인구 비율이 의미 있게 증가한 상황에서 1인당 지출이 동결되었다는 것은, 기술 투자~시설 개선~인력 개발에 쓸 여유가 전혀 없었다는 뜻이다.

더 교묘한 문제는 2015년에 벌어졌다. 재무부가 ‘보건(health)’ 지출의 정의를 ‘NHS’ 지출로 좁히는 회계 트릭을 사용해, NHS England 예산은 보호하면서 보건사회부(DHSC)의 나머지 예산~공중보건, 인력 양성, 자본 지출~을 삭감했다. 팬데믹 회복탄력성에 핵심인 영역이 링펜스 뒤에서 조용히 무너진 것이다.

NHS 트러스트의 구조적 적자

재정 압박은 일선 병원 트러스트에서 가장 극명하게 나타났다. 팬데믹 직전 해, NHS 트러스트의 안정적 수입과 정규 지출 간 격차가 50억 파운드에 달했다. 한 달치 급여 총액에 해당하는 규모다.

이 적자는 임시 긴급 자금 투입으로 메워지며, 트러스트는 한 해 한 해를 벼랑 끝에서 버텨나갔다. 그리스의 공중보건 체계 같은 전면 붕괴는 피했지만, 충분한 인력을 채용하거나 노후화된 시설~장비에 투자할 재정적 안정성~확실성은 사라졌다.

이 ‘hand-to-mouth’ 경영의 가장 큰 비용은 장기 자본 투자의 포기였다. 자본 예산마저 반복적으로 전용(raid)되었고, 팬데믹 시 감염 통제 요건~코로나/비코로나 환자 분리, 공기 순환 개선~에 시설이 대응하지 못한 직접적 원인이 되었다.

인력 파이프라인의 파괴

간호사 양성 자리 삭감

긴축 초기인 2011년, 정부는 간호사 양성 자리(training places)를 삭감했다. 이 결정은 만성적 간호사 부족으로 직결되었다. 인력 파이프라인은 한 번 끊으면 복구에 수년이 걸리는 비가역적 자산이다. 2020년 코로나 환자가 쏟아졌을 때, NHS는 인력 급증을 위해 극단적 조치를 동원해야 했다.

실질 임금 하락

같은 기간 NHS 직원 급여는 인플레이션에 크게 뒤처졌다. Nuffield Trust의 분석이 이를 확인한다. 이 임금 정체는 2022~2023년 전례 없는 NHS 파업의 핵심 원인이 되었으며, 인력 유출과 사기 저하의 장기적 배경이기도 하다.

유럽 대비 구조적 열위

인력 계획의 부실은 긴축 이전부터의 문제이지만, 긴축이 이를 결정적으로 악화시켰다. 영국은 인구당 의사, 간호사, 병상 수 모두 유럽 이웃 국가보다 적은 상태로 팬데믹에 진입했다. 국제 비교 연구에서 이 격차가 확인된다.

더 많은 병상과 인력을 보유한 프랑스조차 코로나에 고전했다. 예정 수술 취소 등 극단적 조치를 취해야 했다. 그러나 영국의 높은 사망률과 느린 회복세는, 기저 인프라 부족이 위기 시 특히 메우기 어려운 적자를 남겼음을 시사한다.

긴축 이전부터의 만성적 단기주의

Nuffield Trust가 짚는 중요한 맥락이 있다. 단기주의는 긴축의 발명품이 아니라는 것이다.

1970년대부터 영국의 병원 건축 접근법은 비용 절감을 위해 내부 면적과 동선 공간을 압축해왔다. 유럽에서도 이례적인 관행이었다. 팬데믹 시 사회적 거리두기와 감염 통제 공간이 필요해졌을 때, 반세기 동안 축적된 이 설계 부채가 한꺼번에 드러났다.

인력 계획의 부실 역시 긴축 이전부터 존재했다. 긴축은 새로운 문제를 만든 것이 아니라, 이미 취약한 기반 위에 추가 하중을 얹어 팬데믹 전에 이미 회복탄력성이 임계점 이하로 떨어지게 한 것이다.

실제로 Nuffield Trust는 2016년 12월 8일~우한에서 첫 코로나 환자가 입원하기 정확히 3년 전~에 이렇게 경고한 바 있다:

“일부 영역의 질적 개선 둔화, 대기 시간 증가, 지속적인 긴축을 종합하면, NHS는 심각한 문제로 향하고 있다. 이토록 거대한 압력을 받는 시스템이 어느 시점, 어느 서비스에서건 환자와 직원 모두가 기대하는 수준의 돌봄을 제공하지 못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가장 흥미로운 지점

이 글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것은 링펜스의 재정의 트릭이다. 보호 장치(링펜스)의 정의 자체를 바꿔서 보호 대상을 축소하는 수법은, 파이프라인 파괴가 가시적 지표 뒤에 은폐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NHS 예산은 명목상 보호되었으므로 정치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실제로 팬데믹 대응력을 결정하는 영역~공중보건, 인력 양성, 자본 투자~은 보호 밖에 놓여 있었다.

파일럿 부족, CPA 응시자 감소, 반도체 기술자 공동화와 같은 다른 파이프라인 붕괴 사례에서도 비슷한 패턴이 있다. 단기 비용 절감의 합리성이 장기 비가역적 손상으로 전환되는 구조다. NHS 사례가 추가하는 것은, 공공서비스 영역에서 이 패턴이 정치적 수사(링펜스)에 의해 더 오래 은폐될 수 있다는 차원이다.

출처

Leonora Merry, Sally Gainsbury / Nuffield Trust / 2023년 6월 21일 원문: https://www.nuffieldtrust.org.uk/news-item/what-was-austeritys-toll-on-the-nhs-before-the-pandemi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