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위클리비즈 · 비즈니스 인사이트 · 2026.05.07

그래픽=김의균·Gemini

3줄 요약

  1. AI로 인력을 감축했던 기업의 다수가 해고자를 다시 뽑는다 — 커리어마인즈 조사로 68.3%, 가트너는 2027년까지 50% 재고용을 전망한다.
  2. 핵심 이유는 AI가 기대만큼 사람을 대체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인간 통찰력 요구, 핵심 지식 손실, 서비스 품질 저하가 결합되어 해고 비용의 1.27배에 달하는 비용 역설을 낳는다.
  3. 단, 채용 흐름은 단순 복귀가 아니라 재정의다. IBM과 테네오 조사 기업들은 AI 시대에 맞춘 신입 채용과 업스킬링에 다시 투자하고 있다.

클라르나가 던진 첫 신호

스웨덴 핀테크 클라르나의 CEO 세바스티안 시미아트코프스키가 로이터 인터뷰에서 한 말로 기사가 시작한다.

인건비 절감을 위해 AI 기술을 너무 성급하게 도입했습니다.

클라르나는 AI로 인간 업무를 대체할 수 있다는 판단 아래 직원 수를 5500명에서 3400명으로 줄여 1000만 달러를 절감했다. 그러나 고객 만족도가 급락하고 불만이 늘어나자 2025년 하반기부터 감축했던 직원을 다시 채용하기 시작했다.

이는 개별 사례가 아니다. 미국 HR 컨설팅사 커리어마인즈가 인사 담당자 600명을 대상으로 2026년 2월 발표한 조사 결과는 광범위한 패턴을 보여준다.

응답 항목비율
AI 이유로 구조조정한 기업 중 해고자 일부를 이미 재고용68.3%
감원 대상자의 절반 이상을 이미 재고용35.6%

AI가 기대에 못 미치는 이유

같은 조사에서 응답자가 꼽은 핵심 원인은 한 줄로 요약된다. AI는 사람을 대체하기보다 사람을 더 요구하는 도구였다.

이유응답률
AI 사용에 예상보다 더 많은 인간의 통찰력이 필요했다55%
해고로 인해 핵심 기술과 전문 지식이 손실됐다35%
남은 인력이 해직자 공백을 메울 기술이 부족했다28%

AI로 인력 감축한 기업의 재고용 현황

현장 사례가 줄을 잇는다.

  • 맥도날드 드라이브스루 — 미국 100개 매장에서 AI 주문 시스템을 시험 운영하다 도입을 철회했다. 캐러멜 아이스크림 주문에 버터를 잔뜩 넣거나, 고객 요청과 무관하게 수백 달러 상당의 치킨 너겟을 추가하는 해프닝 영상이 퍼지면서다.
  • 프로서스(Prosus) — 네덜란드 기술 투자사. 자사 데이터 분석가 업무와 유사한 역할을 하는 AI 에이전트를 개발했으나 사소한 실수들이 반복되어 고객에게 내놓는 데 실패했다.
  • 버라이즌 — 상담 직원을 해고하고 AI에 전화 상담을 위임하려 했으나, 2026년부터 인간 상담원을 다시 늘릴 계획이다. 회사 측 설명: “소비자의 40%는 여전히 사람과 직접 대화하는 것을 선호하며, 상담원과 연결될 수 없다는 점에 불만을 느낀다.”

비용 역설과 후회

시장분석사 포레스터리서치의 분석이 이 흐름의 회계적 근거다.

기업들이 AI로 비용을 아끼려다 오히려 지식 공백과 생산성 저하로 해고 비용의 1.27배에 달하는 비용을 지불하게 되면서 사람을 다시 뽑고 있다.

조직 설계 플랫폼 오르그뷰의 조사도 같은 결을 짚는다. AI 대체를 위해 인력을 감축한 경영자의 55%가 감원 결정이 잘못됐다고 인정했고, 인력 감축을 단행했던 기업의 32%는 이미 해고 직원을 재고용해야 할 상황에 이르렀다. 같은 조사의 “다시 기회가 주어진다면” 문항도 결정의 반전을 보여준다.

응답비율
기존 결정을 고수하겠다8.4%
해고 대신 다른 조치를 취할 것41.2%
대상자를 다시 선별해 해고 인원을 줄일 것50.3%

AI 감원 결정 후회 비율

가트너의 전망은 더 단호하다. 2027년까지 AI로 인력을 감축한 기업의 50%가 직원을 재고용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수석 분석가 캐시 로스의 정리가 압축적이다.

AI로 인한 해고가 주목을 받았지만 현실은 훨씬 더 복잡하다. 기업들이 AI의 한계에 직면하고 고객 기대치가 높아짐에 따라 서비스 품질과 성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인재에 재투자해야 할 것이다.

채용 패러다임의 재정의

이 흐름이 옛 채용 시장으로의 회귀를 뜻하지는 않는다. IBM이 대표적이다. 2026년 3월, 미국 내 신입 사원 채용을 3배로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채용 분야는 소프트웨어·컨설팅·인프라·마케팅을 망라하며 직무는 개발자부터 양자 데이터 과학자, 소셜 미디어 및 인플루언서 마케터까지 다양하다. CHRO 니클 라모로의 진단이 결정의 논리를 압축한다.

신입 채용에 대한 투자를 지속하지 않으면 3~5년 후에는 인재 공급망이 무너지고 인재 풀이 고갈될 것이다. 기업들이 인공지능 시대에 맞춰 직무를 재정립해야 한다.

AI가 반복 업무를 줄여도 결국 사람을 키우지 않으면 중간층과 책임 인력이 비게 된다는 인식이다.

컨설팅사 테네오가 글로벌 CEO 350여 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도 같은 방향을 가리킨다. 67%가 AI 도입으로 인해 모든 직급에서 채용 인원을 늘리고 있다고 답했다. 인재 관리 우선순위로 꼽힌 두 항목은 다음과 같다.

우선순위응답률
AI 및 자동화를 활용한 인력 보강50%
인재의 업스킬링46%

테네오는 이 기업들이 단순히 인원을 늘리는 게 아니라 AI 시대에 적합한 민첩하고 창의적 역량을 갖춘 인재 육성에 집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 채용 확대가 시장의 무한 팽창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IMF는 향후 전 세계 고용의 약 40%, 선진국 일자리의 약 60%가 AI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한다. 전문가들은 현재의 고용 확대가 AI 기술의 불완전성에서 비롯된 과도기적 현상이라고 지적한다.

가장 흥미로운 지점

기업들이 AI의 한계를 윤리적 토론으로 깨달은 것이 아니라 회계 수치로 깨달았다는 점이다. “AI가 사람보다 못하다"는 결론은 가치 판단이 아니라 1.27배라는 비용 비율, 68%·55%라는 자인 비율, 가트너의 50% 전망이 모여 시장 차원의 정정 신호로 옮겨가고 있다.

특히 IBM의 결단은 “AI가 반복 업무를 흡수할수록 사람을 키워야 중간층과 책임 인력이 비지 않는다"는 인식을 인사 정책으로 옮긴 사례다. 자동화가 깊어질수록 결국 사람을 더 뽑아 길러야 한다는 ATM 시대의 교훈이 한 번 더 반복되는 셈이다.

출처

서유근 기자, 「AI 믿고 직원 해고한 기업들의 후회…10곳 중 7곳은 재고용했다」, 조선일보 위클리비즈 비즈니스 인사이트, 2026.05.07.

원문: https://www.chosun.com/economy/weeklybiz/2026/05/07/Q3MQXHOQCVDBJKVKAO3LXFSF6I/

이미지: 그래픽 김의균·Gemini, 조선일보(원문 인용).